생각해보면 인간과 욕망은 천둥과 번개만큼이나 잘 어울린다.
지난 세월 내가 본 설국 풍경이 꼬리를 물고 숨을 내쉴 때마다 허공 중에 하얗게 퍼져나갔다.하지만 둘러보면 세상 모든 일에는 욕망이 섞여 있다.
이렇게 멋진 ‘희망에도 인간의 욕망이 듬뿍 담겨있다.초연한 마음으로 받아들이자니 그러기엔 세월이 너무 빠르다.내가 말하는 희망은 한낱 욕망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밤낮으로 문 닫고 용맹정진하듯 책을 읽었더니 시야가 흐려져 며칠째 돌아오지 않는다.기우고 기운 누더기 두 벌 세상에 남기고 가신 성철 스님이나 무소유를 강조하신 법정 스님을 생각한다면.
아차 싶다가는 어느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던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의 『설국』 첫 문장이 떠올랐다.이러한 예술적 의도가 ‘소년을 통해 구현된 것이다.
‘소년을 조각한 1940년은 어린 딸의 죽음이 준 충격과 과로로 인해 김복진이 갑작스레 죽음으로 맞이한 해이기도 했다.사람은 역사 속에 살아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김복진.
복원의 전 과정을 주관한 이병호(47).김복진 조각 프로젝트.